1. 법칙의 의식
작은 변화가 느껴졌다.
회의 중 무의식적으로 내가 한 발언과 생각이 심리적 오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기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때 내가 입으로 내뱉기 전에 나를 통제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몹시 놀랐다. 상사 스스로의 입으로 자의식 과잉에 대해서 발언하다니.
이를 적용하는 사람이 내 앞에 있다니.
그게 심지어 내 상사라니.
그가 한 말을 그대로 적어보자면, "내가 내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네"라고 했다.
사실 약간은 소름 돋을 정도로 놀랐다.
이게 이 정도로 당연하게 적용될 수 있는 법칙이었다니.
갑자기 상사가 다르게 보였다.
2. 확률게임의 적용
여하튼, 이 경험을 기반으로 저녁 먹고 걸으면서 오늘 내가 한 확률게임과 생각 그리고 결정들 중에서 자의식 과잉 등의 심리적 오류는 없었는지 되짚어 봤다.
(이제 걷는 건 나에게 너무 필요한 일이어서 무의식적으로 나가서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회의를 제외하고는 크게 되짚어볼 만한 심리적 오류는 캐치하지 못했으나, 확률게임에 대한 적용은 아직까지는 쉽지 않다고 느껴진다.
그나마 적용할 사례를 짜내서 생각해보면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를 분할하는 것과 분할하지 않고 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리는 것 중 결정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분할한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고, 그 확률은 판단하기 어려우나 만약에 발생한다면 기다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방법이었고,
다른 하나는 문제가 해결되길 언제까지고 기다리는 것이었는데, 언제까지의 정도를 판단하는게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둘 중 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리는 것을 선택했다.
이유는 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리는 동안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고, 다른 하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다리는 것이 아닌 직접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있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익이 크지 않다는 것도 한몫했다.
내가 계산한 확률이 비교적 정확하다는 확신이 없었기에 쉬운 판단은 아니었으나, 내가 가진 업무지식 범위 내에서는 확률이 더 높은 쪽을 선택했다.
이 문제의 결과는 성공이든 실패든 나에게 좋은 확률 게임 케이스가 될 것 같다.
3. 절망의 골짜기행 롤러코스터
오늘은 '역행자'와 '부의 추월차선'을 나눠 읽었다. '역행자'는 화장실을 갈 때나 오전 업무 전 시간이 남았을 때 읽었고, '부의 추월차선'은 점심시간을 활용했다.
부의 추월 차선의 내용 중 인도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서는 그래 저렇게 하면 안 되지. 저러면 망하는게 맞지. 이러면서 넘어갔으나, 서행 차선에 관한 내용에 들어가서는 양심을 콕콕 찌르는 내용들이 많았다.
예를 들자면, 인도에서 책임과 의무를 느낀 사람은 서행 차선으로 넘어간다는 것, 세상은 이미 서행 차선이 옳다는 것을 강하게 각인시켜둔 것. 5~60대가 되어 주택담보대출을 빠르게 청산한 것.
그리고 자극적이었던 인생과 삶을 담보로 서행 차선을 주행하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크다는 것과 7일 중 2일을 위해 5일을 일하는 것은 60% 손실이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믿어왔고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리고 그렇게 교육받은 내용들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역행자 1회독 했을때는 그저 설레기만 했는데, '부의 추월차선'을 읽는 중에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을수록 더 이상 SNS와 웹툰이 보고 싶거나 궁금하지 않았다.
퇴근하는 중에도 어서 집에 와서 마저 책을 읽고 싶었고, 걷는 중에도 야근을 했으니 시간이 부족하므로 게으름 피우지 말고 해야 할 일들을 해낸 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 계산을 했다.
법칙들이 의식되기 시작하고, 내 생각의 변화가 느껴진다.
아직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내가 달라진 것 같다. 아, 심리적 오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야겠다.
글을 쓰다 기억이 안나서 잠시 책을 다시 펴보고 왔다.
역행자에서 말한 그 유명한 곡선 더닝-크루거 효과의 초기 자신감 최고의 단계. 내가 여기에 도달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매일 역행자의 7단계를 실천하며, 실무에서 실패 경험을 쌓고, 절망의 골짜기로 떨어질 일만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다. 그래도 초기 자신감 최고 단계에는 온 것이 아닌가.
롤러코스터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길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절망의 골짜기로 달려갈 것이다.
이왕이면 아주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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